올봄, 미에현 이가의 Hitotsuya 염직 농원에 조금 뜻밖의 새 식구가 들어왔습니다. 처음 보고 “응?” 하고 생각한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맞습니다! 이것은 벨벳 바나나 모종입니다.
▼ 2026년 봄, 인터넷으로 구입한 벨벳 바나나 모종

남국의 식물인 바나나를 이가에서 키운다니… 🤔 물론 평범한 바나나는 아닙니다. 이 식물은 벨벳 바나나(분홍 바나나, Velutina 바나나라고도 하며 학명은 Musa velutina)로, 인도 북동부 아삼 지역이 원산지인 소형 야생 바나나입니다. 열매가 익으면 껍질이 으름처럼 벌어지고, 귀여운 분홍빛 열매에서 소박한 단맛이 납니다. 가장 큰 특징은 일반 바나나보다 추위에 강하다는 점입니다. 조건이 맞으면 약 -5°C까지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열매를 먹기 위해 키우는 것은 아닙니다. Hitotsuya가 주목한 것은 바로 그 ‘섬유’입니다.
▼ 4월 하순 Hitotsuya 염직 농원에 정식한 벨벳 바나나

▼ 모종은 작았고 아직 추운 날도 있어 잘 자랄지 걱정했습니다.

바나나과 식물의 섬유로 만든 직물이라면 오키나와의 바쇼후가 유명합니다. 바쇼후는 이토바쇼 섬유로 짭니다. 그러나 미에현 이가에서는 재배가 어려워 결국 포기했습니다.
그 뒤 여러 자료를 찾아보다가 남태평양의 섬들에서 오래전부터 ‘타파(수피포)’라고 부르는 재료를 만들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바나나의 줄기처럼 보이는 부분이나 바깥층에서 섬유를 꺼내 두드리고 넓게 펴서 종이와 천의 중간 같은 판상 재료로 만듭니다. 벨벳 바나나 섬유로도 비슷한 재료를 만들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Hitotsuya도 바나나 섬유를 이용한 새로운 제품 만들기에 바로 도전합니다!
▼ 봄에는 약해 보이던 벨벳 바나나 모종이 장마가 시작된 뒤 갑자기 크게 자랐습니다.


이가의 흙에서 자라는 바나나와 그곳에서 시작될 새로운 이야기를 앞으로 함께 지켜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잘되지 않으면 그냥 바나나로 먹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