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가와 구즈후 5일 워크숍의 후반부입니다. 지난 글 ‘넘기 어려웠던 오이가와 — 오이가와 구즈후’에서는 오이가와 강변에서 구즈를 채취하고, 큰 솥에 삶고, 물에 헹군 뒤 무로에 넣어 발효시키는 과정까지 소개했습니다. 이번에는 그 다음입니다. 무로에서 구즈를 꺼내 섬유를 씻어 내고, 섬유를 하나씩 이어 긴 실로 만든 뒤, 마지막에는 제 손으로 천을 짭니다.
식물이던 구즈가 섬유가 되고, 실이 되고, 마침내 한 장의 천이 됩니다. 이번 오이가와 구즈후 워크숍에서 제가 특히 기대했던 과정입니다.
무로에서 구즈 꺼내기
먼저 무로 안에서 발효시켜 두었던 구즈를 꺼냅니다. 그리고 그것을 들고 가까운 개울로 갑니다. 흐르는 물속에서 구즈를 씻으면서 불필요한 부분을 걷어 내고, 섬유를 조금씩 드러냅니다.
▼ 무로 안에서 발효시킨 구즈를 꺼냅니다.

▼ 구즈를 씻을 개울로 갑니다. 초록으로 둘러싸인 기분 좋은 곳입니다.

오이가와 구즈후 — 구즈에서 섬유 꺼내기
그렇게 꺼낸 구즈 섬유입니다. 맑은 물속에서 흔들리는 섬유는 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빛납니다. 저 굵은 구즈 덩굴 속에서 이렇게 가늘고 아름다운 섬유가 나온다는 사실은 직접 손으로 작업해 봐도 역시 신기합니다.
▼ 개울에서 씻어 낸 구즈 섬유. 물속에서 아름답게 빛납니다!

구즈 섬유를 이어 실로 만들기
꺼낸 섬유는 말린 뒤 하나씩 이어 한 가닥의 긴 실로 만듭니다. 짧은 식물 섬유를 차례로 연결해 긴 실로 만드는 작업입니다. 천연 섬유라 굵기와 길이가 일정하지 않기 때문에, 각각의 섬유를 살펴보면서 조금씩 이어 갑니다. 한 올 한 올 하는 작업이라 당연히 시간도 많이 걸립니다.
이번에 참가한 워크숍에 대해서는 오이가와 구즈후의 이 페이지도 꼭 봐 주세요.
▼ 이어 만든 구즈 실을 모은 ‘쓰구리(tsuguri)’. 여기까지 와야 비로소 직조에 쓸 실이 됩니다.

구즈 실에서 한 장의 천으로
완성된 구즈 실을 전용 북에 넣고 드디어 천을 짜기 시작합니다. 구즈를 채취하고, 삶고, 발효시키고, 씻고, 섬유를 꺼내 하나씩 이어 실로 만듭니다. 그리고 그 실을 짭니다. 하나하나의 과정을 제 손으로 직접 지나왔기에, 직기 위에서 조금씩 천으로 변해 가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참 감개가 깊습니다.
▼ 이어 만든 구즈 실을 북에 넣고 조금씩 짜 나갑니다.

그리고 드디어 다 짠 구즈후입니다.
▼ 5일 동안 짜서 완성한 구즈후. 이번에는 작은 화병 받침을 만들었습니다.

▼ 구즈후를 가까이서 본 모습. 구즈 특유의 섬유 표정이 그대로 천에 드러납니다.

꼬박 5일, 한 장의 천이 되기까지
과정을 글로 쓰면 금방 끝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여기까지 꼬박 5일——. 작은 화병 받침 하나를 만드는 데도 이렇게 많은 과정이 필요합니다. 실제로 모든 과정을 한 번 직접 겪어 보니, 구즈후가 얼마나 많은 시간과 손길을 들여 만드는 직물인지 새삼 실감했습니다.
이번 워크숍에서는 구즈후 만드는 법뿐 아니라 그 역사와 일본에 전해지는 자연포에 대해서도 아주 꼼꼼하게 배웠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참가한 분들과도 금세 친해져서 작업 중에도 쉬는 시간에도 매일 ‘폭소의 소용돌이’ 🤣였습니다. 늦더위가 심한 가운데 젊은 사람들과 계속 야외 작업을 해서 이 늙은 몸에는 역시 꽤 힘들었지만 😅, 그래도 정말 알찬 5일이었습니다.
식물을 채취하는 데서 시작해 마지막에는 제 손으로 한 장의 천을 짭니다. 평소 식물 섬유를 다루는 저에게도 이번에 현장에서 다시 배운 것, 그리고 직접 손을 움직여서야 알게 된 것은 아주 큰 수확이었습니다.
마지막 밤에도 혼자 수고했어 회!
그런 저에게 ‘잘했다!’라고 말해 주며 마지막 밤에도 그 이자카야로 갔습니다. 물론 개최합니다. ‘혼자 수고했어 회’ 🍺😁
▼ 5일 동안 정말 수고했습니다! 마지막 밤에도 그 이자카야에서 혼자 수고했어 회.

이렇게 저의 오이가와 구즈후 여행은 끝났습니다. 배우는 것. 도전하는 것.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 당연해 보이지만 자꾸 잊기 쉬운 이런 일들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게 해 준 5일이기도 했습니다.
오이가와 구즈후에서 구즈를 채취하는 데서 한 장의 천을 짜는 데까지 제 손으로 직접 경험한 것은 앞으로 Hitotsuya의 실 만들기와 천 만들기를 생각하는 데에도 소중한 경험이 되었습니다. 가르쳐 주신 선생님들, 그리고 이번에 함께 배운 ‘동급생’ 여러분, 정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