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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케쓰조메 밀랍 방염 | 도안·염색·탈랍까지의 로부세 과정

로케쓰조메는 일본의 밀랍 방염 염색입니다. 약 15년 전에 올렸던 제작 기록을 다시 정리해 리마스터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로케쓰조메 가운데 ‘로부세(rōbuse, 蝋伏せ)’라는 기법에 초점을 맞춰 그 과정을 다시 정리합니다.

로케쓰조메에는 몇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로부세는 밀랍으로 방염하면서 색을 차례로 겹쳐 가는 방식입니다. 또 ‘세키다시(sekidashi, 堰出し)’처럼 염색할 부분을 밀랍선으로 둘러 염료가 밖으로 흐르지 않도록 막는 방법도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그중 로부세를 이용해 여러 색을 표현한 제작 사례입니다.

이 작품은 식물염색이 아니라 다나카 나오 염료점의 ‘Hannol L 염료’를 사용했습니다. Hitotsuya는 식물염색을 중심으로 작업하지만, 염색기법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합성염료를 사용한 제작도 중요한 배움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 로케쓰조메 | 로부세의 기본 원리

로부세는 ‘밀랍으로 방염한다 → 염색한다’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색을 겹쳐 가는 기법입니다. 밀랍이 놓인 부분에는 염료가 스며들지 않기 때문에 그 부분은 이전 색이 그대로 남고, 이를 반복하면 여러 색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는 ‘흰색·노랑·주황·빨강·갈색’ 순서로 색을 겹쳤습니다. 먼저 흰색으로 남길 부분에 밀랍을 놓고, 그 뒤 색이 바뀔 때마다 같은 과정을 반복합니다.


■ 도안과 컬러 플랜 만들기

제작은 도안 만들기부터 시작합니다. 먼저 색의 배치를 계획한 뒤 도안을 실제 크기로 확대하고, 천 아래에 놓아 그대로 따라 그립니다.

로케쓰조메 도안과 컬러 플래닝

■ 흰색으로 남길 부분에 밀랍 놓기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흰색으로 남길 부분을 밀랍으로 방염하는 것입니다. 컬러 플랜을 보면서 붓으로 밀랍을 꼼꼼하게 놓습니다. 이 단계에서는 빠뜨린 곳이나 번진 부분이 그대로 완성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정확성이 중요합니다.

한 번 밀랍을 놓은 뒤 같은 부분에 다시 한 번 밀랍을 올리면 방염 효과를 더 확실하게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두 번째 로부세는 완성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과정입니다.

흰색으로 남길 부분에 밀랍 방염을 하는 과정

■ 로케쓰조메 | Hannol 염료로 색 겹치기

첫 번째 로부세를 마친 뒤 먼저 천 전체를 노란색으로 염색합니다. 다음으로 노란색을 남길 부분에 밀랍을 놓고, 그 위에 빨간색을 더해 주황색을 만듭니다. 이렇게 색을 한 단계씩 겹치면서 그때마다 다시 로부세를 합니다.

노란색으로 염색한 뒤 다시 밀랍 방염을 진행하는 과정

주황색 단계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주황색으로 남길 부분에 밀랍을 놓습니다.

주황색을 남길 부분에 밀랍 방염을 하는 과정

그 위에 다시 빨간색을 더하고, 마지막에는 배경 전체를 밀랍으로 덮게 됩니다.

빨간색 염색 뒤 배경에 밀랍 방염을 하는 과정

마지막 색은 검정 염료를 아주 옅게 사용합니다. 아래 색이 비쳐 보여 결과적으로 갈색으로 마무리됩니다. 이 단계에서는 이미 전체가 밀랍으로 덮여 있기 때문에 새로운 로부세는 하지 않습니다.

검정 염료를 옅게 사용해 갈색으로 마무리하는 과정

■ 로케쓰조메 | 밀랍을 제거해 무늬 드러내기

모든 염색 과정이 끝나면 ‘탈랍’, 즉 밀랍 제거 작업으로 넘어갑니다. 이번 제작에서는 천을 끓는 물에 넣어 지금까지 올린 밀랍을 녹여 제거했습니다.

로케쓰조메의 탈랍 작업

한 번에 밀랍을 완전히 제거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여러 차례에 나누어 탈랍을 반복합니다.

두 번째 탈랍 작업

그 뒤 물로 씻어 남은 염료를 제거합니다.

탈랍 후 천을 물로 세척하는 과정

■ 완성과 마무리

건조하면 밀랍으로 보호되었던 부분이 드러나면서 무늬가 완성됩니다. 도안에서 시작해 로부세, 염색, 탈랍까지 단계를 차례로 쌓아 가면서 로케쓰조메 특유의 다채로운 색 표현이 나타났습니다.

건조 후 완성된 로케쓰조메 작품

마지막에는 태피스트리로 완성했습니다.

완성된 로케쓰조메 태피스트리

■ 이번 리마스터의 원본 글

당시의 제작 기록은 ‘로케쓰조메④ | 로부세와 탈랍’에 남아 있습니다.

당시 기록과 함께 읽으면 각 과정에 대한 이해가 더 깊어질 것 같습니다.